지속 가능한 도시를 향한 도약-저영향개발(LID)
지속 가능한 도시를 향한 도약-저영향개발(LID)
오늘은 우리 도시의 건강과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개념인 ‘저영향개발(Low Impact Development, LID)’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저영향개발은 말 그대로 개발이 자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개발 기법으로, 특히 빗물 관리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과거의 도시 개발 방식은 비가 오면 땅으로 스며들어야 할 빗물을 빠르게 모아서 하수관을 통해 강이나 하천으로 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도로, 건물, 주차장 등 불투수성 표면이 늘어나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자연적인 과정이 차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도시 내 침수를 막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합니다.
첫째, 급격한 빗물 유출은 하천의 수위를 빠르게 상승시켜 하류 지역의 홍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도심지 내에서도 저지대나 배수 시설이 취약한 곳은 침수 피해에 더욱 취약해집니다.
둘째, 불투수성 표면을 따라 빠르게 흐른 빗물은 도로 위의 기름, 타이어 마모 물질, 쓰레기, 건축 자재 등 다양한 오염 물질을 하천으로 직접 운반하여 수질 오염을 심화시킵니다. 이는 수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사용하는 용수의 수질 또한 저하시킵니다.
셋째,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면 지하수 함양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하수 고갈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하천 유지 용수 부족으로 이어져 건천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넷째, 녹지 공간의 감소와 불투수성 표면 증가는 도시의 열섬 현상을 심화시켜 도심 온도를 상승시키고 대기 질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홍수 피해 복구, 수질 정화, 용수 확보 등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저영향개발은 바로 이러한 기존 개발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발로 인해 변화된 도시 환경에서도 자연의 물 순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하려는 노력입니다. 빗물이 발생한 곳에서 가능한 한 땅으로 스며들게 하거나, 식물과 토양을 이용하여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오염 물질을 제거한 후 천천히 외부로 내보내는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개발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저영향개발이 우리 도시와 환경에 가져다주는 이점은 실로 다양합니다.
- 수질 개선: 빗물이 토양, 식물, 자갈층 등을 통과하면서 부유 물질, 질소, 인 등 오염 물질이 자연적으로 제거됩니다. 이는 하천, 호수 등 공공 수역의 수질을 개선하고 수생태계를 건강하게 복원하는 데 기여합니다.
- 홍수 위험 감소: 빗물을 발생원에서 분산시키고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거나 일시적으로 저류함으로써 하수도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과 속도를 줄입니다. 이는 하수관거의 부하를 줄이고 하천의 급격한 수위 상승을 막아 도시 지역의 홍수 및 침수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춥니다.
- 지하수 함양 증진: 빗물이 땅속으로 충분히 스며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지하수위를 회복시키고 지하수 자원을 보충합니다. 이는 가뭄 시 용수 확보에 유리하며, 하천의 건천화를 방지하여 생태계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 생태계 기능 향상: 도시 내에 빗물정원, 습지 등 다양한 형태의 녹지 공간을 조성하여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야생생물에게 서식처와 이동 통로를 제공합니다. 이는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 도시 미관 개선 및 쾌적성 증진: 저영향개발 시설들은 대부분 식물을 활용한 녹지 공간 형태를 띠고 있어 도시 경관을 아름답게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휴식과 여가를 위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녹음이 풍부한 도시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며 삶의 질을 향상시킵니다.
- 열섬 현상 완화: 식생 면적 증가는 증발산 작용을 통해 주변 온도를 낮추고, 녹지가 햇빛을 흡수하여 불투수성 표면의 열 축적을 줄입니다. 이는 도시의 평균 온도를 낮추는 데 기여하여 여름철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경제적 효과: 장기적으로 볼 때, 저영향개발은 홍수 피해 복구 비용, 하수 처리 비용, 수질 정화 비용 등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도시 환경은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키고 관광 자원으로서의 매력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저영향개발은 이러한 다양한 이점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구체적인 기법들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기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빗물정원 (Rain Garden): 건물 지붕이나 포장된 지역에서 흘러나오는 빗물을 받아들이고 땅으로 스며들게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된 오목한 형태의 정원입니다. 빗물 흡수 능력이 뛰어나고 오염 물질 정화에 효과적인 식물과 토양을 사용하여 조성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집중되는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천천히 땅속으로 침투시키면서 유출량과 오염 부하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도시 미관 개선 효과도 큽니다.
- 투수성 포장 (Permeable Pavement): 아스팔트나 콘크리트처럼 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재료 대신, 틈새나 구멍을 통해 빗물이 아래로 스며들 수 있도록 설계된 포장재입니다. 보도, 주차장, 자전거 도로 등에 적용되며, 빗물이 포장면 아래의 자갈층이나 토양층으로 직접 침투하게 하여 지표면 유출을 줄이고 지하수를 보충하는 데 기여합니다. 물웅덩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여 보행 및 차량 통행의 안전성도 높여줍니다.
- 옥상녹화 (Green Roof): 건물 옥상에 인공지반을 만들고 식물을 식재하여 녹지를 조성하는 기법입니다. 옥상녹화는 빗물을 저장하고 증발산시켜 건물 외부로 유출되는 빗물의 양을 현저히 줄여줍니다. 또한, 건물 단열 효과를 높여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고,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합니다. 도시 내 녹지 공간을 확보하여 생태적 기능과 미관을 향상시키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 식생수로 (Bioswale): 도로변이나 주차장 등에서 발생하는 빗물 유출수를 모아 이동시키는 개방형 수로에 식생과 토양층을 조성한 시설입니다. 빗물이 식생수로를 따라 흐르면서 속도가 느려지고, 식물과 토양에 의해 부유 물질이나 영양염류 등 오염 물질이 흡수되거나 걸러집니다. 정화된 빗물은 천천히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하류로 흘러가게 됩니다. 콘크리트 수로보다 자연 친화적이며 경관 개선 효과도 뛰어납니다.
- 침투 트렌치/도랑 (Infiltration Trench/Swale): 지표면의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키기 위해 자갈이나 골재 등으로 채워진 도랑 형태의 시설입니다. 빗물 유출수를 모아 땅속 깊이 스며들게 하여 지하수 함양을 돕고 유출량을 줄입니다. 단순한 구조로 설치 및 유지 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며, 도로변이나 공원 등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 빗물통/저류조 (Rain Barrel/Cistern): 건물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모아서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시설입니다. 빗물통은 소규모로 가정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며, 모은 빗물을 조경 용수나 청소 용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류조는 더 큰 규모로 설치되어 많은 양의 빗물을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조경 용수, 화장실 용수 등으로 활용하거나 비가 그친 후 서서히 배출하여 하수관의 부하를 줄입니다.
- 수목 식재 및 보존 (Tree Planting and Preservation): 단순히 나무를 많이 심는 것 또한 중요한 저영향개발 기법입니다. 나무의 가지와 잎은 빗물을 차단하여 지표면에 도달하는 빗물의 양을 줄이고, 뿌리는 토양 구조를 개선하여 빗물 침투 능력을 높입니다. 또한, 나무는 증발산 작용을 통해 대기 중 수분을 공급하고 도시 온도를 낮추는 데 기여합니다. 기존의 수목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도 개발 영향을 최소화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이러한 저영향개발 기법들은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여러 기법을 복합적으로 적용할 때 더욱 효과적입니다. 도시 계획 단계부터 설계, 시공, 유지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저영향개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영향개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사항이 있습니다. 초기 설치 비용이 기존 방식보다 높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으나, 장기적인 환경 개선 및 재해 예방 효과를 고려하면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기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예산 확보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입니다. 저영향개발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생활 속에서 저영향개발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작은 빗물통 설치나 투수성 포장재 사용 등 개인적인 실천부터, 지역 사회 차원의 빗물정원 조성까지 다양한 참여가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도 기후 변화로 인한 집중호우 증가 등으로 빗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저영향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법규 정비 및 시범 사업 추진 등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도시와 건축물에 저영향개발 기법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저영향개발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순환 기능을 존중하고 도시와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약속입니다. 빗물 한 방울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그 한 방울이 깨끗하게 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물과 푸른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저영향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오늘부터 우리 주변의 빗물 관리 시설에 관심을 가져보시고, 저영향개발이 만들어갈 더 나은 미래를 함께 응원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의-역할과-미래-전망-알아보기
